예술사랑 일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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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마음과 얇은 땅

정아사란 개인전

전시 기간 : 2022.10.06(목) - 2022.10.23(일)

장소 : 온수공간 1층

 

작가정보 :

정아사란(b. 1992)은 성신여자대학교 조소전공 학부 및 석사를 졸업했다. 디지털 가상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으며 온라인과 같은 미디어 매체의 유동성과 휘발성을 주목하고, 디지털 매체가 중심이 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설치, 조각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통해 다룬다.

 

https://www.instagram.com/asaran_jeong/

https://www.asaran.art/

 

AsaranJeong 정아사란

The website of contemporary artist Asaran Jeong.

www.asaran.art

전시 전경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메타버스가 유행 중이다.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만나고 소통했다. 손으로 쓴 글은 잃어버리면 끝이지만, 클라우드에 업로드한 글은 내가 죽은 뒤에도 무한히 보존될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는 그러한 생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디지털 가상 세계를 하드웨어 없이 존재할 수 없는 얇고 연약한 레이어로 본다. 엄밀히 말하면 그건 사실이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거 같은 데이터는 그를 보관하는 하드드라이브의 파손에 매우 취약하다. 게다가 보존 기간도 생각처럼 길지 않다. 플로피 디스크에 보관했던 자료를 지금 개인이 다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이상 플로피 디스크를 읽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자연재해나 해킹처럼 현실세계의 변수는 디지털 세계의 현존을 위협한다.

 

전시 전경

그는 스티로폼을 열선으로 자르면서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표면에 남긴다. 신체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동기화하면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재료는 스티로폼이 거의 유일하다. 그 위에 액체를 흘린다. 액체와 고체 사이를 표현한 조형물은 미디어 환경에서의 작가의 감각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의 물리적 조각 외에 컴퓨터 프로그램(cinema4d)로 가상의 조각을 만들고 그 표면 위에 인터넷에서 수집한 여러 개의 자연 영상 클립을 덮어씌운다. 가상의 조각은 실제의 벽 사이를 부유한다.

 

전시 전경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현실은 완전한 아날로그도 디지털도 아닌 중간지점에 가깝다. 구글 로드뷰를 통해 전 세계의 자연을 감상하며 파편화된 세계의 이미지를 체득하면서도, 큰돈을 지불하면서 직접 장소를 방문하고 우리의 오감으로 감상하는 것을 포기하지 못한다.

 

어중간한 실존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현실과 가상을 구분 못할 만큼 기술이 발전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 사회가 도래한다면 가상 세계는 영원한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삶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기술이 만들 미래 사회의 풍경은 정말 흥미로울 것이다. 당장 본인의 삶을 돌아봐도 스마트폰이 등장한 2010년을 기점으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앞으로 인류의 특이점으로 찾아올 기술은 언제 나타날 것인가? 그때가 지나가면 작가는 또 어떤 작업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과 사유를 경험하게 할 것인가?

 

전시 전경

작가의 다음 작업을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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