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사랑 일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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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송은미술대상

2022.12.21 - 23.2.18

주최

(재)송은문화재단

협력

서울시립미술관

후원

까르띠에

대상

전혜주

참여작가

고재욱, 김영글, 김현석, 노은주, 박그림, 박아람, 박윤주, 손혜경, 안성석, 애나한, 이수진, 이희준, 장종완, 전보경, 전혜림, 정지현, 정희민, 최고은, 황원해

 

전시 마지막 날인 2월 18일에 부랴부랴 송은문화재단 전시장을 방문했다.

 

이미 대상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자세한 정보를 모르고 간 상태라서 내 나름대로 대상 작가를 찾아보며 즐겁게 전시를 관람했다.

 

 

심사평 中

주제의 참신함과 접근방식의 새로움
장르의 외연을 확장,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의 태도
사회와 문화, 역사에 대한 의식을 지니고 이를 어떻게 연결하는가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하고, 존재론적 얽힘의 사태를 밝혀주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변화시킨다.

 

어떤 태도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고, 송은미술대상 전시를 보며 작은 실마리라도 찾고 싶었다. 심사평을 읽어보니 더 머리가 복잡해졌지만, 보이지 않는 답을 찾는 과정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1. 고재욱(b.1983)

 

https://www.jaewookkoh.com/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나 현실을 보여준다. 관람자가 주변을 새롭게, 일상을 낯설게 인지하게 한다.

작업의 내용보다 재료가 궁금해서 가까이 보게 된다. PLA라고 적힌 것을 보니 3D 출력을 하고 그 위에 유화로 채색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유색인종을 표현했으며, 서구중심적 사고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고 한다.

 

 

 

 

2. 김영글(b.1983)

 

https://www.doosanartcenter.com/ko/exhibit/artist/253

글을 쓰는 일을 중심으로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 익숙한 사물이나 사회문화 현상의 이면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작품은 작가로서 본질적인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풀어낸 것이라 한다. 책상 앞에 앉아 선택을 머뭇거리며 여러 깨달음을 얻었던 공간과 시간을 보여준다.

 

책상 위에 메모지 속 시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신동엽 작가의 <좋은 언어>가 적혀 있다.

 

외치지 마세요
바람만 재티처럼 날아가버려요

조용히
될수록 당신의 자리를
아래로 낮추세요
 
그리고 기다려보세요
모여들 와도
 
하거든 바닥에서부터
가슴으로 머리로
속속들이 굽이돌아 적셔보세요
 
하잘것없는 일로 지난날
언어들을 고되게
부려만 먹었군요
 
때는 와요
우리들이 조용히 눈으로만
이야기할 때
 
허지만
그때까진
좋은 언어로 이 세상을
채워야 해요

 

처음 작품을 봤을 때는 뭐지 싶었다. 작가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 덩그러니 책상과 메모지 한 장을 보며 무엇을 떠올려야 할지 몰랐다. 나중에 작품 해설을 보고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면서 작가의 고민 과정이 조금이나마 마음으로 와닿았다.

 

왜냐하면 지금 내 마음이 그런 상태이기 때문이다. 왜 전시를 하는가.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가. 작업과 생계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많은 고민은 작품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래서 김영글 작가의 단순한 작품이 조금 더 이해가 됐다.

 

 

 

 

3. 김현석(b.1988)

 

https://cmoa.cheongju.go.kr/cjas/speclExbiView.do?key=105&exbiNo=686&pageUnit=10&searchCnd=all&searchKrwd=&pageIndex=1&kindExhi=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메타적 관점에서 연결 짓는 작업을 진행하며, 현대의 기술 매체가 갖는 특이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다. 

 

인공지능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한 2채널 영상 설치 작품이다. 인공지능 모델로 생성된 가상의 두 인물인 도라와 앨리스가 이미지와 언어에 관해 문답을 나누며 미래의 시·지각성을 점쳐본다.

 

사실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해 정확한 감상평을 내리기 어렵다. 헤드셋이 있어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영상의 템포가 매우 느리다. 천천히 진행되는 20분짜리 대화를 다 듣기에는 봐야 할 작업들이 많아서 개략적인 형태만 보고 지나쳤다. 개인적으로는 별도의 스크립트가 제공됐으면 어떨까 싶다. 물론 작가의 의도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설치가 궁금해서 구조를 촬영했다. 전선까지 바닥과 결을 맞춰 정리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4. 노은주(b.1988)

 

https://gallerybaton.com/ko/artists/69-rho-eunjoo/

매체와 물질의 성질이 변하며 발생하는 감각의 전이에 주목해 완성되지 않은 모호한 상태, 비결정의 순간을 담는다.

드로잉과 3D 모델링, 사진 작업을 거쳐 완성한 장면을 회화로 표현하며, 익숙하지만 낯선 새로운 장면과 관계를 만든다.

 

작업과 과정에서 공감할 부분이 있어 나름 재밌게 봤다. 사물의 감각을 드로잉으로 남기고 다시 3D 모델링으로 재현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고 다시 그림으로 옮긴다. 결국 좋은 작품이란 명확하지 않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바라보면 관객의 시선에 따라 각자 다른 장소를 떠올린다. 그래서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장면이 된다고 한다.

 

 

작가를 천천히 톺아보려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4명씩 끊어서 5번에 걸쳐 쓰려고 한다. 그럼 다음 글에서 이어서 만나기로.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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