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사랑 일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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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

 

2021.06.05 - [전시] - [국내전시][서울시/종로구][아르코미술관] 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 (1/2)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문소현, <나가는 울음>, 2021, 4채널 비디오, 흑백, 무음, 설치, 2분

 

사회의 모순적 구조를 폭로하고, 파생된 현실의 불안과 욕망의 실체의 근원을 찾아간다.

 

어두운 계단에 설치된 4개의 영상은 좁은 공간과 계단, 어두운 벽의 색깔이 어우러져 불안한 분위기를 잘 전달한다. 다만 갈색 벽돌에 상영된 영상은 내용은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작가의 의도인지 모르겠다. 정확히는 내러티브가 읽히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이 공간은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중간 통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관객이 들어오는 공간이라 작품을 제대로 관람할 시간이 부족했다.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무슨 빔프로젝터를 쓰는지 궁금해서 찍어 보았다. 나중에 참고하기 위한 용도.

 

 

벽에 붙어있는 문구가 눈에 뜨인다. 조명에 파란 색지를 덧대어 차가운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최하늘, <조각가>, 2021,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에 실리콘, 110×55×180cm

 

바닥에서 위로 갈수록 추상에서 구상으로 형태가 점차적으로 변한다. 얼굴이 너무 구체적이라서 작가의 얼굴인지 괜히 궁금했다. 손동작은 알겠는데 반대편에 들고 있는 저 막대기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전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구상조각이라 한참을 앞에 서 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FRP면 건강에 안 좋을 텐데 만드는데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덤이다.

 

 

 

3. 가운데 땅의 형성 The Shaping of Middle Land

 

우 챙, <우리는 배움에 점유되었다>, 2-17, 투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9분

 

숨겨진 역사와 현대인의 고정관념, 암묵적 계몽의 폐해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룬다.

 

두 개의 영상이 1/3 쯤 겹쳐 상영되고 있으며 작가의 이력에 영화 제작이 있는 만큼 카메라의 움직임과 각도, 미장센이 흥미로웠다. 다만 전시장에서는 영상의 시작과 끝 지점을 알 수가 없어서 10분이 넘는 영상을 제대로 보려면 20~30분은 그 자리에서 있어야 하는데 온전히 관람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도 반대편에 낮은 쿠션이 있어서 나름의 배려는 하고 있다.

 

 

 

 

강동주, <밤의 단면들(2014. 3, 55:43)>, 2015, 먹지에 연필, 각 90×61cm (18점)

 

1층에서 보았던 작품과는 다른 연도에 제작된 것으로 이 공간은 조명이 밝아서 세부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4. 잃어버린 길 A Lost Road: The Return of the Shadow

 

 

최하늘, <나 조각>, 2021, 컬러 스펀지, 40×70×180cm

 

무슨 돌기둥처럼 생겼는데, 등에 배낭을 메고 있어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재료가 흥미로워서 관심 있게 보았다. 작가가 가벼운 재료를 잘 활용하는 듯 보인다.

 

 

최하늘, <나너 조각>, 2021, 컬러 스펀지, 55×45×180cm

 

전자담배를 들고 자켓을 걸치고 있다. 옷이 예뻐서 그냥 한번 더 쳐다보았다.

 

 

최하늘, <너 조각>, 2021, 컬러 스펀지, 50×60×180cm

 

머리에 검은 비니를 쓰고 있는데 스펀지 색상과 잘 어울렸다.

 

 

폴 매카시, <페인터>, 1995,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사진, 50분 1초

 

현대사회에서 관용화된 금기와 보편적 신화에 맞서 진부한 표현과 행동의 규범을 공격하며 사유의 체계를 전복시킨다.

 

영상은 다소 기괴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데 두툼한 가짜손과 가짜얼굴을 달고 칼로 손가락을 내려치고 있다. 영상이 너무 길어서 일부만 잠깐 보았는데 비위가 약한 사람은 오래 보지 못할 정도로 꽤 자극적으로 보인다.

 

 

문소현, <닻>, 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3분

 

사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잘 모르겠다. 푸른 배경에 얇은 닻이 보이는데 그 이상의 의미도 모르겠고, 강동주 작가의 작품과 같이 병치한 이유도 모르겠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설명이 없어서 모르겠다.

 

 

강동주, <1시간 30분 35초의 땅 (2014.5)>, 2014, 종이에 연필, 각 23.5×16.5cm (35/36점)

 

앞의 작품과는 다르게 흰 종이에 검게 칠한 점이 특징이다.

 

 

권영우, <작품 78-76>, 1978, 한지에 저부조, 80.3×100cm, 아르코미술관 소장

 

몇 점 안 되는 소장품 중 1점이다. 어떤 의도가 있어서 같은 주제로 묶었을 터인데 작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니 잘 모르겠다. 따로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조형적으로는 강동주 작가의 작업과 유사한 점이 많이 보인다.

 

 

최하늘, <요즘 관객 1>, 2021, 금속에 오브제,20×20×180cm

 

둥근 기둥에 모자 하나만 얹혔을 뿐인데 재미있는 형태가 나왔다.

 

 

이건용, <신체드로잉 99-9월>, 1999, 목판에 드로잉, 122×165cm, 아르코미술관 소장

 

이 작품도 소장품인데 내용은 잘 모르겠다. 작가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나서 내용을 추가해 보겠다.

 

 

강동주, <전야(2014.3, 55:43)>, 2015, 먹지에 연필, 90×61cm

 

밝은 공간에서 흰 배경에 그려진 드로잉이라 내용이 잘 보인다. 알듯 모르는 듯 모호한 기하학적 풍경이다.

 

 

5. 가운데 땅의 사람들 The Peoples of Middle Land

 

 

최하늘, <요즘 관객 3>, 2021,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25×30×38cm

 

요즘 관객을 돌처럼 생각한 것일까. 이건 잘 모르겠다.

 

 

폴린 부드리 & 레나트 로렌즈, <텔레파시 즉흥>, 2017,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큐브 구조물, 20분

 

공연의 실험적 형식을 통해 규범적 질서에 따라 서술된 역사를 재편집하는 실천적인 행위를 수행한다.

 

사물을 인격적으로 표현한다고 하였는데 영상에는 움직이는 큐브가 등장한다. 영상 뒤에도 흰 큐브가 놓여있다. 영상은 나름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 역시 너무 길어서 전체를 보지는 않았다.

 

 

 

폴 챈, <폴리페모스(외눈박이 신화의 거인아들)>, 2016, 나일론, 철, 콘크리트, 신발, 팬, 406.4×330.2×228.6cm

 

희랍희곡 오딧세이에 등장하는 폴리페모스, 외눈박이 거인 아들을 재현한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

 

방문할 당시에는 팬이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기술적인 문제인지 원래 특정시간에만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희곡의 내용을 알고 작품을 보아야 좀 더 몰입할 수 있을텐데 아쉬움이 들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동주, <부도심>, 2013, 먹지에 연필, 각 30×122cm (26점), 플랫폼엘 소장

 

마지막 작품은 강동주 작가의 작품이 차지했다. 앞의 작품들은 너무 어둡거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 작품은 이미지의 연결성이 보여서 작가의 의도가 훨씬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시장 전경이다. 특이한 점이 모든 작품들이 따로 선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소장품 일부에만 가이드 라인을 세웠다는 점이다. 다소 난잡해 보이는 구성인데 의도적인 것처럼 보인다.

 

전시장을 나오는 길에 보이는 문구이다.

 

 

4. 마무리

 

일단 전시의 핵심이 전시와 퍼포먼스의 결합인 만큼 퍼포먼스를 보지 못했으니 전시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이라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친절하지 않은 전시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폭넓은 해석을 위해서는 사전 지식과 공부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하게 느낀 날이었다. 퍼포먼스 일정은 6월 5일로 끝나지만 전시가 남아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들려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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