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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국내전시][서울시/중구][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다녀오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다녀오다

 

2018.07.03

 

 

한참 지난 기록을 이제야 적어본다. 당시에 아파트에 들어가는 조형물 공모를 낼 일이 있어서 서울시청을 갔었는데, 시간이 남아서 옆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다녀왔다. 시립미술관이지만 천만 인구 서울을 대표하는 곳인 만큼 규모는 국립 미술관과 견줄 만하다. 무엇보다 자체기획전시는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도 맘에 든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통합패스를 구입해야한다. 물론 서울시립미술관도 대관전시는 유료로 진행한다. 한때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가 유료로 진행해서 논란인 적도 있었다.

 

 

지드래곤이 지금 서울시립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건 뭘까?

 

 

 

미술관 가는 길에 만난 최정화 작가의 작품이다. 빨간색이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른 작품은 조금 촌스러운 느낌인데, 이건 색이 주는 느낌이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개인적으로는 꽃을 지탱하는 구조물이 관심을 끌었다.

 

스틸 프레임에 FRP로 만든 장미꽃을 연결했는데, 외부 조형물에 FRP를 대놓고 쓰는 작가는 최정화를 제외하면 거의 없을 것이다. FRP가 플라스틱중에서 강한 편이기는 하지만 주물에 비하면 파손의 우려가 큰 편인데, 플라스틱을 대놓고 작업의 재료로 쓰는 최정화이기에 별 무리없이 조형물에 시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메인 구조는 스틸로 만들어서, 꽃이 망가지면 부분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나름 머리를 잘 쓴 작품이기도 하다.

 

 


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

 

 

생소한 제목과 작가들이 눈에 뜨이며 기획 또한 대중에게는 낯선 포스트 식민주의를 다루고 있다. 다른 말로 탈식민주의라고도 하는 개념인데, 나무위키에 관련된 내용이 있어 링크를 걸어두니 전시에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정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에르칸 오즈겐 Erkan Özgen

 

<원더랜드>, 단채널 영상 3분 54초, 2016

 

 

 

 

큰 영상을 가득 채운 한 소년의 이야기, 청각과 언어 장애를 가진 소년은 손짓과 발짓을 동원해가며 표정을 섞어 자신이 목도했던 전쟁의 참상을 표현해나간다. ISIS를 탈출하며 목격했던 순간을 표현하는 소년의 몸짓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사건의 흔적과 기억들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에르칸 오즈겐 Erkan Özgen

 

<숲>, 단채널 영상 6분 30초, 2008

 

 

https://www.youtube.com/watch?v=C9kw9-tUS7c

 

 

 

복면을 쓴 남성이 어딘가를 걸어간다. 화면이 전환되고 장소는 바뀌지만 어떤 설명이나 전개가 없이 그저 빠른 걸음만을 반복한다. 마지막에 남성은 복면을 벗고 불안한 시선을 드리우며 영상을 끝맺는다.

 

 


 

 

최근들어 미디어 작품, 그중에서도 영상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미술관을 잠식하고 있다. 보통 우리가 미술관을 가는 이유는 작품의 원본을 눈으로 감상하고 감동을 직접 느끼기 위함인데, 영상 매체로 넘어가면서 그 경계가 급속도록 흐려지고 있다.

 

하나의 영상이 큰 의미를 갖기 보다는 전체적인 전시의 기획과 맥락 안에서 작품을 크게 바라보는 감식안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5분이 넘어가는 영상을 사전지식없이 그저 설명 몇 줄만 읽고 가만히 바라보는건 초심자에게 상당한 고역이다. 최근의 광주비엔날레도 그런 면에서는 정말 최악에 가까웠다. 휴대폰에서 유튜브로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영상을 크기만 조금더 큰 화면때문에 굳이 미술관에서 봐야하는 이유가 적어도 둘 이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임흥순 IM Heung-soon

 

인터뷰를 통해 이미지를 수집하고, 사적 기억을 거쳐 새롭게 결합되며 왜곡되며 그들의 흔적을 남긴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미적 관점에서 보기도 어렵고, 작가가 다루는 사회적 문제와 작품이 표현하는 이미지 사이의 연결을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치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 수반된다. 사실 이런 류의 작품이 미술관에서 이렇게 전시되는 것이 맞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면 정말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작업들이다.

 

 

 

히와 케이 Hiwa K

 

<위에서 본 장면>, 단채널 영상 11분 23초, 2017

 

독립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중동의 각국에 퍼져 살아가는 쿠르드족의 현실을 실제와 허구를 오가는 내러티브로 담은 작품이다.

 

 


 

 

쿠르드족

 

 

배경지식과 중동의 실상에 대한 자각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작품을 보기 위해 미리 공부가 필요하는 소리인데, 글로 풀어내는 것과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 생각해 볼 만하다.

 

 

 

 

임흥순 IM Heung-soon

 

<한강의 기적>, 영상 설치, 알루미늄 접시, 종이박스, 철사, 2008/2018

 

 

 

 

임흥순 IM Heung-soon

 

<귀국박스 - 무명용사 기념비>, 영상 설치, 종이박스, 종이기둥, 껌, 2008/2018

 

 

 

임흥순 IM Heung-soon

 

<호랑이 잡은 강건성 일병>, 영상 설치, 종이박스, 2014/2018

 

 

종이로 만든 조형물과, 그 뒷벽에 상영되는 영상 사이에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서로의 물리적 공간을 채워나간다.

 

 

 

 

에르칸 오즈겐 Erkan Özgen

 

<보호자>, 디지털 C-프린트, 2011

 

 

 

에르칸 오즈겐 Erkan Özgen

 

<정물화>, 디지털 C-프린트, 2013

 

 

연출된 장면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순간을 포착하며 주제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포스트식민주의 개념이 제1세계와 제3세계에서 얼마나 다른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장서영 Seoyoung Chang

 

<듀레이션 바깥>, 커튼에 인쇄, 2018

 

 

보이지 않음을 장치화한 작품이다.

 

 


 

 

인터넷 유머중에 일반인의 투명 개념과 디자이너의 투명 개념의 차이를 가지고 재밌게 풀어낸 이야기가 있다.

 

 

 

일반적인 투명의 개념이 해리포터의 투명망토와 같은 것이라면, 디자이너에게 투명이란 포토샵의 빈레이어에 나타나는 회색 격자무늬인 것이다. 이러럼 사용되는 장치에 따라 투명의 정의가 달라지고 이는 우리의 사고 체계를 지배한다.

 

 

 

조은지 Eunji Cho

 

<별똥별 노래>, 단채널 영상 5분 39초, 2015

 

 

1960년대에 생겨났다가 지금은 사라져 폐허가 된 서울의 집장촌에서 촬영된 영상들이다.

 

 

 

 

홍순명 Hong Soun

 

<17각형을 그리는 방법 - 스칼라 시카미니아스>, 캔버스에 유채, 2018

 

 

 

홍순명 Hong Soun

 

<17각형을 그리는 방법 - 스칼라 시카미니아스 Ⅱ>, 캔버스에 유채, 2018

 

 

 

홍순명 Hong Soun

 

<17각형을 그리는 방법 - 스칼라 시카미니아스 Ⅲ>, 캔버스에 유채, 2018

 

 

터키 인근의 그리스령 레스보스섬의 작은 마을인 시카미니아스에 관한 이야기다. 터키로부터 탈출해 건너오는 난민들과, 관광객의 급감으로 무너진 경제와 삶, 관심받지 못하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홍순명 Hong Soun

 

<바다풍경-시리아 난민>, 캔버스에 유채, 2018

 

 

시리아에서 그리스로 망명을 시도하기 위해 에게 해를 건너는 난민들을 담는다. 패권주의적 역사 서술 속에서 억압되고 삭제되는 이야기들에 주목하여 그들의 삶을 다시 읽어내기 위한 방법의 예술을 수행해 나간다.

 

 

 

송상희 Sanghee Song

 

<메멘토 모리>, 원형 회전등 시스템, 모터 2개, 원형 LED 등 1개, 나무조각 설치, 회전작동 장치, 2018

 

 

 

 

작품 관리를 위해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만 운영하고 있어서 영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미술관을 나와 내려가던 길에 만난 최우람의 작품이다. 움직이는 기계 생명체를 야외조형물에 맞게 표현했다. 기계적 움직임은 모빌의 형식을 빌려 바람이 불면 움직이며 소리를 낸다.

 

 


 

 

전시를 볼 때는 좀 지겨웠는데, 글로 정리하다보니 작품들을 다시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담부터는 전시 리뷰를 빨리 쓰는 습관을 들여야겠다.